투자에 대한 생각 - 하워드 막스 [1. 심층적으로 생각하라]
참 투자 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020년~2021년의 유동성 파티를 놓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했습니다.
‘아 제발 한번만 더 떨어져봐라. 내가 집팔고 차팔고 다때려박고 인생 바꾼다.’
2022년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되고 주식이 하락하니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경기침체 온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연말로 다가갈 수록 오히려 증시는 전고점까지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매번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자꾸 틀린 판단을 하게 되는 걸까요? 역사가 반복된다면, 역사를 잘 연구해서 돈 버는 법칙같은 것을 만들면 될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서 늘 적용 가능한 규칙은 없다고 말합니다. 너도나도 같은 전략을 써서 투자를 하면, 그 전략은 금방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봅시다. 만약 김모씨가 PBR이 0.7배 미만인 반도체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많은 돈을 벌어 유명해졌습니다.
어느날 경제 채널에서 인터뷰 제안이 오죠. ‘슈퍼개미 김XX님을 모셨습니다. 100만원으로 100억을 만드신 김XX님만의 특별한 반도체주 전략 오늘 방송에서 독점 공개됩니다!’
손실에 허덕이던 여러분(죄송합니다) 과 저는 그 방송을 안보고 지나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100만원으로 100억을 만든 투자 전략? 와 이거 1000000% 수익률 전략이란 말이야? 그런게 있어?’
이 방송을 통해 이 전략이 김모씨의 머리속에서 세상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무엇을 할까요?
뭘 하긴요. 당장 hts 켜고 PBR 0.7배 이하인 반도체주 검색기를 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문제는 저만 그생각을 하는게 아니죠. 다음날 개장을 하니 PBR 0.7배 이하인 반도체주 모두에 엄청난 매수세가 들어와서 돈을 벌었습니다.
와우. 앞으로 내인생 역전. 이제 시작이야.
이 전략은 더욱 유명해집니다. 이제 전 국민이 이 전략을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PBR이 0.7배 이하로만 떨어질 것 같다 하면 엄청난 매수세가 들어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분이 0.7배에 살 기회가 점점 사라집니다. 그러면 여러분, 남들보다 빨리 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문제는 저만 그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죠? 모두들 0.8배에서 베팅을 걸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0.8배 이하로도 안내려갑니다. 이제는 더 빨리 사려고 1.0배에서부터 베팅이 들어옵니다. 주가가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될 것입니다.
결국 초과 수익을 가장 크게 가져간 사람은 누구죠? 아무도 이 전략을 모를 때의 김모씨만 초과 수익을 잔뜩 가져가고, 나중에 들어온 시장 참여자들은 그나마 빨리 들어온 사람만 돈을 조금 벌었지, 다들 거기서 거기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이 무엇일까요? 바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일 것입니다.
이 심리는 중요한 요소이고, 너무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또 하워드 막스는 이 ‘심리’ 라는 요소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어서 투자는 과학보다 예술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즉, 정량적이고 기계적인 투자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초과수익 1% 내는 것이 사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꾸준히 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누구나 평균 정도의 수익은 올릴 수 있습니다. 인덱스펀드, 1배 지수ETF를 사면 됩니다. 아마 적립식 지수추종 투자가 노력 대비 수익률은 최고로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 나는 현금비중 얼마도 모르겠고, 앞으로 100년간 현금 숏에 풀베팅 건다’ 하는 것이지요. 노력이 확실히 적기 때문에 노력 대비 수익률이 최고일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투자’ 라 함은 모름지기 남들보다 높은 수익을 내야 합니다. 다른 모든 참여자들의 평균이 ‘시장 수익률’ 이기 때문에, ‘시장 초과 수익률’을 달성해야 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제로섬의 투자 세계에서 경쟁을 하기 전에 투자자는 자신이 상위 절반에 들어갈 수 있는 마땅한 근거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보통의 투자자들보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주식투자는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 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파이가 커지기 때문이죠. 누구는 2% 벌고, 누구는 50% 벌고, 평균은 10%고, 다같이 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플러스 섬 게임이더라도, ‘초과분’만 놓고 보자면 제로섬이 맞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가 시장수익률을 40% 초과했다는 것은, 10% 벌었어야 할 다른 5명의 몫을 빼앗아와서, 그사람이 2%의 수익을 올려야만 가능합니다. 적정가가 10000원인 주식을 제가 6000원에 사려면, 다른 누군가는 그 주식을 저한테 6000원에 파는 어리석은 실수를 해서 초과 수익의 기회를 놓쳐야 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이렇게 초과 수익을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운이 좋거나 탁월한 통찰력, 직관, 가치에 대한 감각, 심리 파악 능력 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있는, 아니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운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니… 우리는 다른 능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통찰력, 직관, 가치에 대한 감각, 심리 파악 능력에 집중해야 하겠죠? 이러한 통찰력 있는 사고를 ‘2차적 사고’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차적 사고는 쉽게 말하면, ‘남들 다 하는 생각’ 입니다. 남들이 다 하는 생각의 평균이 시장 수익률로 나타납니다. 남들 다 하는 생각만으로는 시장수익률을 이기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서 저의 초과 수익의 기회를 가져가고 있으니까요.
또한 그 2차적 사고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면서 더 옳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초부터 엔비디아 주가가 20% 상승했다고 함부로 숏에다 풀베팅만 계속 걸어서는 나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옳은 판단이 아닐 수 있어요.
또한, 옳은 판단을 하는 것은 성공 투자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즉, [옳은 판단 -> 성공 투자] 라는 명제가 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잠시 학교다닐때 배웠던 수학을 꺼내 봅시다.
어떤 명제가 참이라면, 명제의 대우 역시 참이 됩니다. 즉, [실패한 투자 -> 옳지 않은 판단] 역시 참입니다.
반면, 명제의 역과 이는 참,거짓이 보장되지 않죠?
따라서 [성공 투자 -> 옳은 판단] 역시 참이 보장되지 않고, [옳지 않은 판단 -> 실패한 투자] 역시 참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2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 예측 가능한 결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그중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내 예측이 맞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 시장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 시장의 예측과 내 예측은 어떻게 다른가?
- 자산의 현재 가격은 시장이 예측하는 미래 가격에 비해 적절한가? 나의 예측과 비교해서는 어떠한가?
- 가격에 반영된 시장 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지는 않은가?
- 시장의 예측이 맞다면, 또는 내 예측이 맞다면 자산 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기본적으로 시장 수익률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2차적 사고를 해야합니다. 이 이렇게 2차적 사고는 상당한 두뇌 노동력과 에너지 소비를 수반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심지어 남들과 다르면서 더 나으면서 정확해야 한다니 참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하워드 막스는 그리고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투자와 단순함이 대립관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식 중개인들은 당신이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수수료를 내길 바라고, 펀드회사들은 투자는 당신이 아니라 자기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길 바라며 비싼 수수료가 매겨진 액티브 펀드에 돈을 넣길 바랍니다.
또 투자는 단순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전도자 유형의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실적을 종합해보지 않거나, 실패를 모르는 척 하거나, 자신의 손실을 운이 없는 탓으로 돌리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투자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고 합니다.
다같이 투자 성공해서 돈 많이 벌자고요? 누구나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100억 자산가라면, 짜장면 한그릇의 가격이 10억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1차적 사고에서 머물고, 그에 따라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수익이 증가합니다.
결론적으로, 투자는 사실 매우 복잡합니다.
앞서 말한 ‘실패한 투자’는 이 글 안에서 보면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투자 성과’ 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금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앞선 내용에서처럼 [성공 투자 -> 옳은 판단] 은 참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투자 의사결정 과정을 다시 짚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옳지 않은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2차적 사고를 훈련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투자에 대한 생각 시리즈 - 다음 글 읽기 :
투자에 대한 생각 - 하워드 막스 (2. 시장의 효율성을 이해하라)
하워드 막스는 시카고 학파의 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시카고학파는 흔히 신자유주의 학파라고도 불리고, 밀턴 프리드만, 제이콥 바이너, 헨리 사이먼스 등등의 학자들이 포함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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